캐나다 대학원/생활 15

[2024.06.11] 바쁘지만 행복한 나날들

요즘엔 아침엔 인턴쉽, 저녁때는 연구활동으로 아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턴쉽이 다행히도 remote 근무라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없다. 인턴으로써 하는 일도 당연하겠지만 그리 어렵지 않기때문에 무리하지 않으면서 수행하고 있다. 내가 맡은 업무는 principal investigator (이하 PI)를 도와서 research를 위한 여러 통계적 분석을 수행하는 것이다. 내 연구분야와 살짝 방향이 달라서 생소한 방법들이었지만, 대학원생답게 열심히 논문을 읽어 공부해서 적용해보고 있다. 회사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chill 하다 해야하나? 페이스가 느린 편이라 서둘러 할 필요는 없다. 회사가 밴쿠버보다 세시간 빠른 Ottawa에 위치하고 있어서 내 근무시간은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이다. 원래 일찍 ..

(2024.02.20) 늦깎이 캐나다 대학원생의 인턴쉽 지원 후기

캐나다에서 대학원을 다닌지도 벌써 5년차다. 석사때도 인턴쉽을 한번 했었고, 박사과정 3년차인 최근에도 올해 여름과 가을학기를 위한 인턴쉽을 지원해본 경험을 공유해보자 한다. 캐나다에서 취업을 하는 루트는 크게 1. LinkedIn이나 Glassdoor등 온라인 job posting을 통해 지원 2. 지인을 통한 추천 3. (인턴쉽의 경우) 학교 co-op program을 통한 지원 이 있다. 이중에 합격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2 > 3 > 1 순이다. 이것도 한국과 크게 다른 부분이다. 한국에서는 학연, 지연을 통한 취업은 거의 범죄취급인데 반해, 북미에서는 오히려 가장 권장되는 루트이다. 심지어 지인을 통해 입사를 하게 되면 추천해준 직원도 약간의 커미션을 받기도 한다. 이는 이미 입사한 직원이 추..

[2023.05.05] 근황 업데이트

꽃이 한가득 피어서 이제야 봄이 왔나 싶더라도 다시 춥고 비오는 날이 며칠 이어지는걸 보면 올해의 봄은 유독 수줍음이 많은 것 같다. 박사생활도 이제 2년이 꽉 차간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면 있었고, 그렇지 않다면 또 그렇지 않다. 정말 오랜만에 약간 여유가 생긴 김에 생각 정리도 해볼 겸 근황 업데이트를 적어본다. 일단 공부와 관련해서는, 업데이트 할 내용이 많지 않다. 일단 작년에 하던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이게 너무 진도가 느려서 지쳐가고 있다. 울교수님+나+타과 교수님+그 교수님의 학생 요렇게 네명이서 조인트로 하는 프로젝트인데, 프로젝트 내용 자체는 매우 흥미롭다. 유전자와 피속의 대사물질(metabolites), 그리고 인간의 건강한 노화 간의 관계를 찾는게 주된 내용이다. ..

[캐나다 대학원] 자주 받는 질문들 정리 #1

보잘것없고 두서없는 제 대학원 진학관련 글들을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습니다. 내용들이 좀 오래되서 업데이트를 해야하나 느끼고 있지만... 아무래도 작성 당시의 제 상황과 감정 등이 묻어있는지라 지금은 그냥 두려고 합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댓글이나 이메일로 질문을 주셨습니다. 제 지난 글들을 업데이트 하는 대신 가장 많이 받은 질문들과 답변을 올려보고자 합니다. 대학원 지원 관련 1. 통계/CS 대학원 지원시에 전공이 상관있나요? 학부전공은 크게 상관없습니다. 보통 공학, 자연과학같은 이과계열이나 경제학같이 수학을 많이 쓰는 학과 출신이면 됩니다. 저희 대학원에도 물리학, 천체물리학, 수학, CS 등등 다양한 출신들이 있습니다. 여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면, 어찌해서 입학하더라도 대학..

(2022.05.08) 코로나, 그 치열했던 일주일의 기록

나같은 집돌이한테도 코로나가 찾아왔다. 이제 캐나다는 마스크 제한이 모두 풀려있어서 가끔 학교나 헬스장에 오갈 때 마스크를 안끼고 다닌것이 문제였던 듯 하다. 내가 아무리 유행 쫓아가는걸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이런 트렌드는 좀 스킵하고 싶었는데... 혹시나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코로나 생존 수기를 건조하게나마 남겨본다. 2022.04.29 (Day 0) 오전 11시반쯤 점심을 먹으려는데 갑자기 열이나고 오한이 느껴졌다. 동시에 온몸의 관절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그저 요 며칠 시험준비+프로젝트준비+운동 등등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몸살이 났는갑다 싶었다. 일찍 푹 자면 괜찮겠지 싶었다. 하지만 막상 눕고나니 열과 오한이 더 심해졌다. 한 이삼일 가겠네 싶었다. 2022.04.30 열+오한은..

(2022.03.20) 봄은 언제 오는가

어디에선가 읽은 것 같다. '학부생은 자기가 다 아는 것 같고, 석사생은 이제는 좀 알 것 같다고 느끼며, 박사생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정말 너무너무 공감된다. 새롭게 공부하고 있는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기존엔 그냥 주어진 것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의 근원을 파고들다보니 그동안 내 지적 기반이 너무나도 부족했음이 팍팍 느껴지는 요 몇달이다.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온통 새로운 것(이자 해야할 것) 투성이이다보니 망망대해를 튜브 하나에 의지해 헤엄치는 기분이지만, 틈틈이 물장구도 치고 파도도 타보면서 공부의 즐거움과 피로함을 한껏 느끼고 있다. 공부도 공부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나 건강이다. 출시하자마자 구매에 성공한 애플워치 덕분에 거의 몇달동안 꾸준히 운동도 하고있다. 홈트+달리기..

(2021.12.13) 한국 방문 (feat. 격리 날벼락)

치열했던 박사 첫학기가 마무리 되었다. 프로젝트도 잘 마무리 되었고, 이젠 마음놓고 휴식을 취할 시간이다. 12월의 SFU 캠퍼스는 정말 우울하다. 안그래도 회색빛 건물인데 겨울이라 비도 맨날 오고, 거기에 버나비 산 전체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기라도 하면 정말 멘탈 약한사람은 우울증이 올 수도 있겠더라. 곧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는데 가족들도 만나고, 한국 친구들 얼굴도 한번 볼까 해서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표를 샀다. 난 이미 백신을 두번 맞았으므로, 격리면제서를 발급받으면 자가격리도 면제라길래 어렵사리 발급도 받았고, PCR test (코 쑤시는 그거)를 받지않으면 비행기를 못탄다 그래서 다운타운까지 가서 거금 $150을 내고 test도 받기로 했다. 그런데 웬걸? 12월 3일 이후 입국자들은 모두 10..

(2021.10.30) 석사 끝 + 박사과정 첫학기 근황

무사히 석사과정을 끝내고 박사과정 첫학기에 돌입했다. 그동안 정말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걸 여기 다 담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석사논문 defense, 성공적 내 석사논문 제목은 Q-learning with online trees 이다. Q-learning은 보통 DNN과 experience replay를 엮어서 Deep Q-network 라는 알고리즘으로 사용한다. Deepmind가 Atari를 깰 때 이 방법으로 했었다. 난 일개 석사생이었으므로 Deepmind 레벨의 뭔가를 하진 못하고... 대신 Q-learning과 online random forest + experience replay를 합쳐서 알고리즘을 만들어봤다. 석사과정 내내 관심이 많이 갔던 강화학습이지만, 막상 내 논문주제가..

(2021.08.02) 석사과정의 막바지를 바라보며

석사과정 마무리를 앞두고 든 잡다한 생각들. 이제 석사논문 발표가 2주도 안남았다. 논문은 이미 committee에 제출했고, 요즘엔 defence를 준비하는 중이다. 요 며칠 캐나다 서부가 폭염 및 산불에 시달려서 참 쉽지 않은 나날을 보냈다. 에어컨이 익숙하지 않은 동네다 보니 낮기온 42도, 밤기온 30도를 웃도는 더위를 그대로 견뎌내야 했다. 내년에도 이러면 정말 곤란하다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defence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다. 이게 다 지도교수님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이다. co-op도 이제 약 한달밖에 남지 않았다. 프로젝트 하나정도 하기 충분한 시간이다. 거의 8개월을 몸담은 회사인데, 막상 팀원들 얼굴을 face-to-face로 본적은 단 한번도 없다는 점이 좀 아쉽다. 캐나다에서의 첫 ..

(2021.05.12) 캐나다 석사 마지막 학기를 맞이하며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결정을 내리고 캐나다에서 공부를 시작한지도 이제 거의 2년이 다 되어간다. 원래는 블로그에 강화학습관련 글을 이것저것 올릴 예정이었으나, 인턴쉽과 졸업논문 작업을 동시에 하게 되면서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아 거의 방치중이다. 몇 안되는 구독 이웃들에게 매우 죄송한 마음이다. 잠시 짬이 난 관계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간단히 적어보려 한다. 석사논문 defence는 8월 중순쯤 있을 예정이다. 작년 중순만 해도 졸업논문 주제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마음이 불편했는데... 역시 할려면 다 하게 되어있나보다. 아! 중요한 뉴스가 있다. 석사를 졸업하면 SFU에서 박사과정도 밟을 예정이다. 박사를 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엄청 고민했는데, 결국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위해 박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