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없고 두서없는 제 대학원 진학관련 글들을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습니다.
내용들이 좀 오래되서 업데이트를 해야하나 느끼고 있지만... 아무래도 작성 당시의 제 상황과 감정 등이 묻어있는지라 지금은 그냥 두려고 합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댓글이나 이메일로 질문을 주셨습니다. 제 지난 글들을 업데이트 하는 대신 가장 많이 받은 질문들과 답변을 올려보고자 합니다.
대학원 지원 관련
1. 통계/CS 대학원 지원시에 전공이 상관있나요?
- 학부전공은 크게 상관없습니다.
- 보통 공학, 자연과학같은 이과계열이나 경제학같이 수학을 많이 쓰는 학과 출신이면 됩니다.
- 저희 대학원에도 물리학, 천체물리학, 수학, CS 등등 다양한 출신들이 있습니다.
- 여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면, 어찌해서 입학하더라도 대학원 공부가 매우 힘들 것입니다.
- 일단 학점은행제나 유튜브 등으로 통계/CS 수업을 들어보고 본인에게 맞는 길인지 다시 생각해보시길 권장드립니다.
2. 타전공 출신이 지원하면 불이익은 없나요?
- 아무래도 통계/CS출신 성골들과 경쟁하려면 그들보다 더 돋보여야 합니다.
- 제일 좋은건 데이터 분석 및 리서치 경험입니다. (데이터 관련 연구실 지원시 한정. 기타 CS분야는 잘 모름)
- (저처럼) 그냥 직장인이시라면 본인의 직장에서의 업무를 데이터 분석과 어떻게든 연결지어 스토리를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스토리를 풀어내기에 따라 professional experience로 고려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스펙보다 큰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 지금 학부생이시라면 지금이라도 데이터 분석 학회라던지, 데이터를 연구하는 랩실문을 두들겨 학부연구생을 받아주는지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 매우 뚜렷한 희망 연구분야 및 본인이 어떤식으로 그 문제에 접근하고 싶은지(비록 말이 안되더라도)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3. 선수과목은 어떤것들이 있나요?
- 보통 통계학원론, 수리통계학, 회귀분석은 필수입니다.
- 학교, 연구분야 및 지도교수님에 따라 추가적인 선수과목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 자세한건 학교 홈페이지나 학과사무실에 물어보시는게 좋습니다.
- CS는 잘 모르겠습니다.
4. 대학원 지원 시 팁 같은게 있나요?
- 대학원생은 결국 교수님들이 뽑기때문에 본인의 연구방향과 잘 어울릴 것 같은 학생을 우선적으로 뽑습니다.
- (중요!) 본인의 관심 연구분야가 교수님의 연구분야와 너무 똑같으면 좋지 않습니다. 교수님들도 학생들의 연구들로부터 배울점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이 이미 통달한 분야보다는 살짝 다른 방향으로 연구하려는 학생을 뽑고싶어 합니다.
- 몇몇 학교 홈페이지에는 교수님 사전컨텍은 안해도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일단 해보시는걸 추천합니다. 밑져야 본전입니다.
- 교수님을 약간 비행기 태우는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제 생각). '교수님의 최근 논문들 중 ~ 관련 방법론에 매우 깊은 감명을 받았고...' 등.
- 직장에서 고통받으며 쌓은 사회생활 스킬을 맘껏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K-비행기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님들이 매우 감명깊어 할 것입니다.
- 이메일이 너무 상투적이고 두루뭉술한 표현으로만 가득하면 끝까지 읽지도 않을것입니다. 핵심은 본인의 희망연구분야와 구체적으로 왜 교수님과 함께 연구를 하고싶은지 입니다.
- Kaggle 이나 기타 데이터 분석 competition 에 참여해보시길 권장드립니다. 본인이 사용한 방법의 한계와, 이를 어떤식으로 접근하면 더 개선될지를 생각해봤고, 대학원에서 그와 관련된 분야를 연구해보고싶다 식으로 풀어내시면 지원서 쓰실때 큰 도움이 됩니다.
- 요즘들어 지원자들이 엄청 많아지면서 포트폴리오가 매우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GitHub과 본인의 homepage를(만약 있다면) 잘 정리해두시기 바랍니다.
대학원 생활 관련
1. 대학원 및 연구실 분위기는 어떤가요?
- (저희 학교 및 과 한정) 너무 좋습니다.
- 교수님마다 성향이 다르긴 하겠습니다만, 대체로 학생들을 부하가 아닌 동료 연구자로 대해줍니다.
- 사적인 심부름 이런거 절.대. 없습니다.
- 연구실 출퇴근 개념도 없습니다. 지구 어디에 있든 주어진 일 다 하고, 연구할거 다 하면 터치 없습니다.
- 사실 저희 과는 연구실 개념도 매우 희미합니다. 어디 물리적인 랩실같은게 따로 있지도 않습니다.
- 코로나 거치면서 work from home (이하 wfh) 이 자연스러워진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 대신 같은 연구실 대학원생들끼리의 유대감 같은건 기대 안하시는게 좋습니다.
2. 학비 및 생활비는 얼마나 되나요?
- 학교 및 전공마다 다르지만, SFU Statistics 기준 한학기에 대략 $2,500 정도 냅니다.
- 학비만 하면 $2,200 정도인데 여기에 U-pass라고 시즌 교통권이랑 학교시설 이용비 등등이 붙습니다.
- '싸네?'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여긴 1년 3학기입니다. 따라서 연간 $7,500 정도 보시면 됩니다.
- UBC나 토론토는 더 비싸다고 합니다.
- 주거비는 룸쉐어 기준 약 $900~1,500 으로 위치 및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 BC주가 유난히 주거비가 비싼편으로, Alberta, Quebec, Manitoba 등은 훨씬 저렴합니다.
- 식비는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 사먹으면 한끼 기본 $15~20 잡으셔야 합니다 (팁 별도).
- 해먹으면 저기서 한 반정도로 잡으시면 편합니다.
3. 장학금제도는 어떻게 되나요?
- 일단 유학생한테도 장학금이 나오긴 합니다
- 정확히 말하면 stipend 입니다. TA/RA 활동을 해야 줍니다.
- 정확한 액수는 연구실마다 다 달라서 딱 얼마다 말하긴 어렵지만, 석사생 TA/RA 풀타임 기준 연 $23,000정도 나온다 보시면 됩니다.
- 박사는 더 다양해서 더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다행히 석사보단 많이 받습니다.
- 현지인들은 NSERC 라고 국가기관에서 주는 연구비 등등 외부장학금 기회가 많지만, 유학생은 다 지원자격이 안됩니다ㅜ...
- SFU는 학비는 그대로 내야합니다.
- 다 따지고나면 석사는 학비+주거비 내고나면 장학금이랑 거의 똔똔입니다.
- 물론 이건 주거비가 비싼 BC주 기준입니다. 토론토가 있는 Ontario주 말고 다른주들은 사정이 훨 괜찮을 수 있습니다.
4. 기타 학비를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 있긴 있습니다.
- Student permit을 가지고 있다면 교외에서 최대 주 20시간 일할 수 있습니다.
- 교내는 (TA/RA 포함) 딱히 제한없습니다. 교내 일은 도서관 사서를 하거나, 큰 연구실 장부관리 등등이 있습니다.
- Internship이 꽤나 쏠쏠합니다. 석사중에 internship을 하면 보통 시급 $26정도 받고, 주 40시간정도를 일할 수 있습니다.
- Internship을 하려면 학기중에 co-op permit이라는걸 따로 받아야합니다. 이건 학교의 co-op office에 물어봐야 합니다.
- Internship은 보통 4개월이나 8개월을 합니다.
- 물론 이때 수업을 듣거나 논문을 작성하긴 어렵습니다. 주 40시간은 풀타임 근무를 말합니다.
- 일을 열심히 할수록 졸업이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는걸 항상 명심해야합니다.
대학원 공부 관련
1. 다시 공부하는게 어렵진 않나요?
- 디럽게 어렵습니다.
- 지금은 좀 나아져서 이정도입니다.
- 석사 초반엔 피똥싸면서 공부했습니다.
- 제게 질문주신 직장인분들이 돈 걱정을 제일 많이 하시지만, 정작 제일 머리아픈건 공부입니다.
- 학부때 하던 수준으로 하면 폭망 가능성이 커집니다.
- 이건 물론 학부 이후로 거의 6년간 통계와 담쌓고 살아서 그렇습니다. 바로 넘어왔으면 아마 엄청 수월했을 것 같습니다.
- (중요!) 똘똘한 과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야 합니다. 공부 전반으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대학원 통계 공부에 반드시 필요한 스킬/마인드셋은 무엇이 있을까요?
- 통계학원론 전반 및 수리통계에 대한 깊은 이해도는 필수입니다.
- 어줍잖은 코딩스쿨 출신과 대학원 교육을 받은 사람을 가르는 가장 큰 척도입니다.
- '왜?' 라는 질문을 항상 떠올려야 합니다. 왜 이 분석법을 썼는지, 왜 이런결과가 나왔는지, 이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항상 고민해야 합니다.
- 데이터를 항상 의심해야 합니다. 데이터 모집 방법부터 의심해야합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수집된 데이터로는 무슨짓을 해도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3. 어떤 컴퓨터 언어가 중요한가요? 코딩을 얼마나 잘해야 하나요?
- 통계학 기준 잘하면 좋지만, 잘 못해도 괜찮습니다.
- 굳이 꼽자면 python, R이 중요합니다. 그중에서도 pandas, ggplot2 패키지를 잘 다루면 좋습니다.
- 복잡한 코딩은 구글에 물어보면서 하면 얼추 다 됩니다.
- 베이지안 통계를 하신다면 요즘엔 Stan이 거의 필수입니다.
- SQL은 취직하려면 필수고, SAS도 다룰 줄 알면 손해는 아닙니다. 컨설팅 기회가 있을 수 있는데, 이때는 SAS를 많이 씁니다.
- 제일 중요한 언어는 당연히 English 입니다.
4. 대학원 공부하기 많이 바쁜가요?
- 박사생은 매우 바쁩니다.
- 나중에 교직이 목표라면 영향력 있는 논문을 많이 써야하기 때문에 매우 바쁩니다.
- 빠른 졸업이 목표라면 이 역시 논문을 많이 써야하기 때문에 매우 바쁩니다.
- (저처럼) 아직 프로젝트를 찾고있다면 열심히 논문을 읽고, 배경지식을 쌓느라 매우 바쁩니다.
- 빠른 취업이 목표라면 본인의 GitHub 포트폴리오 및 resume 관리, networking 등을 하느라 매우 바쁩니다.
- 석사생은 별로 안바쁩니다.
일단은 여기까지.
추가로 올려주셨으면 하는 질문이 있다면 댓글이나 bc.ca.qna@gmail.com 으로 메일주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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