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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엑스맨 - 다크피닉스' 리뷰

차가운 Jony 2019. 6. 14. 17:56

# 역대 엑스맨 시리즈 중 가장 실망스러운 영화

# 엑스맨의 가장 한숨나오는 피날레!

 

엑스맨과 알라딘 중 한참을 고민하다가 히어로물 빠돌이 답게 엑스맨을 보러갔다.

하지만 진짜 너무나 후회스러운 결정이었다.

그래도 좋았던 점부터 말하자면,

 

Good #1: 배우들의 연기력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밴더, 제니퍼 로렌스 등 이미 검증된 배우들은 역시나 명연기를 보여줬다.

이 영화를 그나마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이유였다.

왕좌의 게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소피 터너도 크게 나쁘진 않았으나 계속 산사가 보인건 기분탓인지...

 

Good #2: 화려한 액션

히어로 영화, 그중에서도 다채로운 능력을 가진 뮤턴트들이 나오는 엑스맨답게 액션은 정말 화려하다.

스톰, 매그니토 등 원래부터 화려한 능력을 갖고있는 인물들은 물론이고,

이번 리부트에서 처음 등장한 나이트 크롤러의 순간이동 액션도 상당히 볼만했다.

전작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줬던 퀵실버는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무난했다.

 

좋았던 점 끝. 이제 안좋았던 점

 

Bad #1: 억지스러운 캐릭터 컨셉변경

엑스맨 시리즈는 히어로물 중에서도 역사가 꽤 긴 편이다.

1960년대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장수 시리즈이고, 그만큼 캐릭터들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그러면서 주요 캐릭터들의 컨셉은 지난 몇십여년간 확고하게 다져졌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 역사를 송두리째 무시해버리려는 시도를 했다.

프로페서X는 갑자기 권력과 본인의 체면을 위해 뮤턴트를 사지로 몰아넣는 나쁜놈이 되어있고,

미스틱은 갑자기 개과천선해서 프로페서X에게 일침을 놓는 정의의 사자가 되어버린다.

비스트-매그니토-미스틱은 갑자기 삼각관계였다는 설정이 나온다.

이 외에도 기존 엑스맨 팬들이 갸우뚱할 컨셉들이 나오다가,

엔딩에서는 시리즈 처음부터 지금까지 몇십년동안 뮤턴트들의 집이었던 '자비에 스쿨'을 '진 그레이 스쿨'로 바꿔버린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알고있던 엑스맨 캐릭터들의 컨셉과 충돌되는 부분들이 계속 나와서 상당히 불편했다.

마치 지금까지 내가 알고있던 엑스맨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리부트 했다지만, 그래도 시리즈의 뼈대가 되는 캐릭터들의 컨셉은 유지했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Bad #2: 여기도 페미가...

난 여성히어로가 활약하는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개인적인 히어로물 올타임 베스트 중에도 원더우먼이 꼭 들어가고, 앤트맨에서도 호프 반 다인의 활약을 정말 인상깊게 봤었다.

여성히어로가 남성히어로 못지않은, 혹은 그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반감이 없고, 오히려 반긴다.

하지만 요즘 점점 늘어가는 '억지스러운 페미'가 여기도 등장한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초반부에 우주선 파일럿들을 간신히 구출한 후, 위험한 방법을 밀어부친 프로페서X에게 미스틱이 찾아가서 이렇게 쏘아붙인다.

"계속 여자들이 남자들을 구해주는데 '엑스맨'이 아니라 '엑스우먼'으로 바꾸는게 차라리 낫겠다"

....?

저런 대사가 나올만한 배경도 전혀 없었고, 개그성 분위기도 아니고 너무나 진지한 분위기에서 저런 개드립을 친 것이다.

물론 진 그레이가 위험을 무릅쓴 덕분에 마지막에 남은 파일럿 한명을 추가로 구조하고 다른 엑스맨도 피닉스포스에 휩쓸리지 않긴 했다.

하지만 바로 직전에는 퀵실버+나이트크롤러가 남녀 할것없이 열명 안팎을 구해왔다.

따라서 저 대사가 나올만한 배경이 전혀 없는데 뜬금없이 '엑스우먼'드립이 나와서 어이없는 것을 넘어 불쾌했다.

'엑스맨'의 '맨'은 단순히 '남자'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그냥 인류 전체를 일컫는다는걸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다 알고있다.

저정도면 각본가 혹은 감독이 상황과 상관없이 그냥 어거지로 우겨넣은 대사라고밖에는 생각들지 않는다.

영화들에서 자꾸 이런식의 개드립을 치면 반페미 정서만 더 심해진다는걸 모르나?

이 외에도 남성 캐릭터들은 다들 폭력적이고 단순한 인물들로 그려지고, 여성 캐릭터들은 평화를 추구하고 이성적이고 남성을 응징한다는 모습으로 그려져 보는 내내 좀 그랬다.

 

Bad #3: 매력없는 악역

초반에 제시카 차스테인 + 수십명이 변신이 가능한 종족으로 나와서 뭔가 이를 이용한 흥미진진한 방법으로 엑스맨을 괴롭힐것이라 생각했었다.

근데 그런거 없었다.

그냥 그런 종족이라는 컨셉이 없었어도 전혀 상관없을 뻔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맡은 역할도 너무 단편적이고 그닥 세지도 않고 임팩트 없는 악역이었다.

주인공에게 단 한차례도 큰 위협이 되지 못하고 사라졌다.

피닉스포스를 악역이라고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왜 하필 진 그레이를 골랐는지, 지구에 온 목적은 무엇인지 등등이 전혀 설명되지 않고, 그저 힘자랑만 잔뜩 하고 끝난다.

 

Bad #4: 시리즈 마무리 치고 별거 없는 스토리

적어도 시리즈의 마무리면 이런 가볍고 허무한 스토리면 안되는 것이다.

바로 직전에 나왔던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 왜 극찬을 받았겠는가.

 

오리지날 엑스맨 영화, 울버린 시리즈, 로건, 리부트한 엑스맨 등 영화로 나온 모든 엑스맨을 다 본 내 입장에서,

이번 엑스맨은 '더 울버린' 이후로 최악의 엑스맨 영화였던 것 같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도 좀 그랬는데 이건 더 심하다. 

이미 내용을 다 알고있는 알라딘을 보는게 몇백배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평: 이번 엑스맨 시리즈가 어떻게 끝날지 정말 너무 궁금하거나, 무료 영화티켓을 빨리 소진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비추!